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과 유엔사 존속 상호관계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2021년 11월 12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 발언
어제 11월 11일은 유엔참전 용사 추모의 날이었다. 그런데 국제추모의 날 행사장에서 참전 22개국 국기를 게양했는데 유독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거꾸로 매달리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 유엔 참전국 대표, 콜롬비아 부통령, 유엔군 사령관을 비롯한 외교 사절과 참전 용사 등 참석자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일부 참전 용사는 거수경례를 하고 있었다.
지금 국민들은 이번 요소수 대란을 보면서 요소수 문제가 뭔지 몰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요소수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뒷북 외교, 뒷짐 외교, 소방대 외교를 보면서 할 말을 잃고 있었는데 어제 “유엔군 추모 행사에서 6·25전쟁 때 가장 많은 피를 흘린 우방국 국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어이없어 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영혼이 실종되어 가고 있다. 이번 사건에 책임 있는 보훈처장은 전 국민과 미국을 포함한 유엔참전국들에 공식 사과해야 한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최근 유엔총회 무대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북한의 유엔사 해체 주장에도 침묵하고 있다. 유엔 총회는 유엔의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며 정기 총회는 매해 1회, 9월 세 번째 주 화요일에 시작되어 지금 7개 주요 위원회가 진행 중이다. 북한은 한·미 사이에 종전선언 논의 와중인 지난 10월 27일에는 ‘특별정치와 탈식민 문제’를 다루는 제4위원회에서, 11월 4일에는 법률문제를 다루는 제6위원회에서 위원회 성격과는 무관한 유엔사 해체 관련 유엔 결의를 다시 상기시키면서 유엔사는 유엔결의에 위반되는 불법기구라며 즉각적인 해체를 요구하였다.
그런데 같은 회의들에 참석한 주유엔 한국 외교관들이 이에 대해 발언권을 신청하여 반박하거나 위원장에게 회의와 무관한 주장을 하지 못하도록 항의를 하거나 아니면 한국 발언 기회 때 북한의 주장을 반박해야 하는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유엔 무대에서 일부 나라들이 특정 국가의 정책이나 안보 구조를 비판하는 경우 당사국이 침묵을 지키면 묵시 인정으로 된다. 특히 지금 북한이 주장하는 유엔결의에 따라 유엔사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1975년 제30차 유엔 총회 시 북한은 소련 등 공산권 나라들을 내세워 지금처럼 여러 위원회에서 유엔사 해체를 요구했고 그 어느 나라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자 유엔사 해체 결의안을 기습 상정시켰다. 당시 유엔사의 필요성 여부를 잘 몰랐던 대부분 비동맹 국가들은 이 결의안에 동의하여 결의안이 통과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그 후 미국 등 서방진영 나라들이 급기야 유엔사 존속 결의안을 내놓고 비동맹 나라들을 설득시켜 우리의 입장을 담은 결의안을 통과시켜 지금 유엔에 유엔사 존속과 해체를 요구하는 ‘쌍둥이 결의안’이 있다.
지금 북한이 유엔무대에서 계속 유엔사 해체 유엔결의를 거론하며 유엔사 해체를 요구하고 있으나 문재인 정부는 물론 우리 우방국들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어 마치 유엔사가 유엔 결의에 어긋나게 한반도에 존재하는 불법 기구처럼 비춰지고 있다.
북한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 지금 상태를 방치한다면 유엔사 문제를 잘 모르는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주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유엔에서 또다시 유엔사 해체 결의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제 외통위 회의에서 정의용 장관에서 왜 유엔무대에서 문재인 정부는 유엔사 해체 주장에 침묵을 지키고 있느냐는 질의에 정 장관은 유엔사 해체 문제는 북한이 옛날부터 계속해오던 문제여서 별로 대응할 가치고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나는 적어도 유엔사 존속 필요성을 담은 한 페이지 문건이라도 유엔 총회 사무국과 회원국들 앞으로 발송하라고 요구했지만 끝내 하겠다고 답변하지 않았다. 지금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이 나오면 유엔사 해체를 요구하는 북한의 주장을 반대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020년 8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을 때 주한 유엔군 사령부라는 것은 족보가 없다며 유엔사가 남북관계에 대해서 간섭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한마디에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유엔사에 대한 속 생각이 함축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우리 국민들 앞에서는 물론 유엔 무대에서 유엔사 존속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만약 지금처럼 북한의 거듭되는 주장 앞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이 결국 유엔사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2021년 11월 12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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